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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의도 매직’ 기대하며
작성일 2024.08.26

‘여의도 매직’ 기대하며


서울경제 기고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처서 매직’도 통하지 않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무더위 랠리를 뚫고 귀신같이 가을 바람이 불어온다는 처서의 밤에도 30일이상 열대야 기록을 이어갔다. 118년 만에 역대 최장 무더위에 온열 질환자만 3천명을 육박하고 있다. 그렇다고 사람들은 뜨거운 땡볕과 한증막 습도를 탓하고만 있지는 않는 듯하다.

지난 겨울 가뭄에 사냥꾼 레인부츠를 해외직구하는 직원이 있었다. 올해 역대급 장마가 될 수 있어 명품 레인부츠를 사서 되팔겠다는 계산이었다. 최근에‘다 팔았나?’ 물었더니‘생각보다 비가 덜 와서 폭망했어요’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체감 40도 넘는 폭염’예보에 믹서기를 더 들이는 콩국수집, ‘비온다’ 뉴스에 면발을 더 뽑는 짜장면집 등 민생경제에서도 날씨는 핵심 체크 포인트가 됐다.

소비시장의 변화도 빠르다. 우양산을 아시나요? 중년여성이 쓰던 양산이 폭우를 피하고 폭염을 2도 낮춰준다며 남성에게까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브랜드마다 두자리 또는 세자리 매출 성장을 누리는 중이다. 치맥보다 ‘상큼한 하이볼’이 많이 팔린 여름이기도 하다. 서울 열대야 기간동안 하이볼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더 팔렸다고 한다. 이온음료, 스포츠음료, 아이스크림, 빙수는 말할 것도 없다. ‘그래도 야외 스포츠지’ 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쿨링 마스크, 팔 토시가 날개 돋친 듯 팔려 올해 홈쇼핑 최고 인기템에 올랐다.

주식시장은 전력 관련기업들의 강세다. 폭염으로 전력 수요는 역대 최대치를 6번이나 갈아치우며 지난 20일 97.1GW(기가와트)를 찍었다. 여기에 가전제품의 종류도 늘고 기능, 용량 등이 확대되면서 가정의 전기 소비량은 5년 사이 10%나 늘었다. ‘미래산업 AI 는 전기를 먹고 자란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송배전, 신재생에너지 등 관련 기업의 미래전망에 대해 투자자들은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재생 에너지를 늘리고 첨단사업을 키우려면 국회의 도움도 절실한 상황이다. 폭염에도 버팀목이 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을 위해 방사성 폐기물처분장 마련을 위한 입법이 시급하다. 이미 진행중인 해상풍력 발전규모가 20GW에 이르는데도 인허가가 29개에 이르러 도장 받는데만 최대 6년이 걸린단다. 국회가 해상풍력특별법을 통과시켜준다면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전세계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규제도 있다. 지자체마다 다르긴 하지만 태양광 시설을 지으려면 주택의 도로에서 최대 1km까지 떨어져야 한다는 곳도 있단다. 아이러니 하게도 친환경 에너지를 막고 있는 규제 명목이 환경보호라는 점이다. 원칙적인 허용이 필요한 대목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끌어올 전기도 문제다. 용인 일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622조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일자리 사업으로 추진 중인데 문제는 정작 생각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클러스터는 대형 원전 10기(14.7GW)의 발전량이 필요한데 지금의 송배전망으로는 어림 없다. 추가 송전망을 구축해야 하지만 지역주민과의 협의로 번번히 지연되고 있다. 이른바 정부가 한번에 해결하도록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9월 정기국회가 눈앞이다. 지난 21대 국회에 폐기된 기후위기 관련 법안이 많다. 재생에너지 발전을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 천연가스 개별소비세 인하, 친환경 타이어 구매 보조금 지급, 환경영향평가 내실화 등 기업들이 날씨변화에서 새로운 수익을 찾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여야의 합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처서 매직’은 없었지만 ‘여의도 매직’으로 폭염을 날릴 전력도 만들고 미래를 이끌 산업의 성장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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