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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시 기본을 생각한다
작성일 2019.08.03


다시 기본을 생각한다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매일경제신문, 8월 3일자


마라톤에 입문했다. 인터넷에 달리는 자세가 나와 있으니 참고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달리는 자세'를 검색해봤다. 동영상과 더불어 달리기 기본자세가 자세히 나와 있다. 상체는 조금 앞으로 내밀고 가슴을 펴서 횡격막을 열어야 한다. 고개는 빳빳이 쳐들어 시선은 전방을 향한다. 팔과 다리도 그냥 편한 대로 놔둬선 안 된다.

그런데 내가 뛰고 있는 자세는 이와 다르다. 수영으로 치면 개헤엄 수준이다. 가끔 동영상에 나오는 기본자세대로 뛰는 사람들이 있다. 달리는 모습이 보기도 좋고 왠지 가벼워 보인다. 달리기 기본을 아는 사람들의 눈에는 제대로 배운 사람인지 그냥 달리는 사람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고 한다. 밥 먹듯이 달리는 데에도 기본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모든 것에 기본이 있다는 것은 하나의 법칙이다. 산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제조업에는 월반이 없다. 하나하나 기본을 다져가는 것이 정답이다. 기본이란 인재를 키우고, 오랜 시간 연구와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다. 제조업의 줄기이자 뿌리로 불리는 부품·소재 분야는 기본이 더욱더 강조된다. 시간이 걸린다고 빨리 갈 생각 말고 기초부터 제대로 접근해야 한다.

 

한 가지 예로 가스터빈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기까지 만들어내게 되었지만, 천연가스로 전기를 만드는 가스터빈 발전기는 아직 국산화를 이루지 못했다. 국내에 설치된 가스터빈 발전기는 100% 수입이다. 미국, 독일, 일본에서 들여온 것으로 일본으로부터 수입은 전체의 3분의 1이다.

가스터빈의 핵심 기술은 1500도를 견디는 터빈의 날개조각(blade)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가스터빈 발전은 최초에 가스가 타면서 내뿜는 1500도 고온 불길로 먼저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발생시키고 남은 화력으로 물을 데워 증기의 힘으로 또 한 번 터빈을 돌려 전기를 추가로 발생시킨다.

 

그런데 놀라지 마시라. 최초에 뿜어져 나오는 1500도 불길을 직접 맞으면서 터빈을 돌리는 날개조각은 다름 아닌 도자기다. 수천 년 전의 도자기 기술이 오랜 연구개발(R&D)을 거쳐 최첨단 부품·소재기술로 거듭난 것이다. 한때 도자기 기술로 이름을 떨쳤던 우리나라가 도자기 기술로 탄생한 가스터빈 발전기를 거꾸로 수입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다행히 한국 정부는 2005년부터 발전용 가스터빈과 주요 부품 국산화를 위해 오랜 시간 공들여왔다. 2016년을 기준으로 정부와 민간이 합쳐 약 5000억원을 가스터빈 관련 R&D에 투자했다. 2022년부터는 한국형 가스터빈을 실증할 예정이다. 10년 이상 들인 노력이 결실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부품·소재산업 육성은 마라톤과도 같다. 오랜 시간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최소한 10년 이상의 시간을 두고 뼈를 깎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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